서태지 8집, 기다렸던 많은 이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기다렸을테고 또한 많은 이들이 함께 할 것이 확실시되는 서태지의 음악이 다시금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사실 나는 서태지의 그리 열렬한 팬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처음 "돈"을 주고 구매한 음반이 대한민국 가수 중 서태지였다는 점. 그리고 벌써 10년이 넘게 흘러버린 나의 10대 시절 나의 또래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과 그의 음악을 공유했다는 점이 특별한 것이다.

서태지 8집 - Atomos Part Moai [1st Single] - 10점
서태지 노래/예당엔터테인먼트

사실 그리 음악을 사랑한다거나 전문가가 아닌 내가 그의 음악을 "평가" 한다거나 그의 음악관, 스타일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그의 음악은 분명 90년대 말 대한민국의 음악계를 "새로 썼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당시 음악에 거의 관심이 없던 나를 비롯한 수많은 10대들은 그의 음악에 열광하였고 그의 음악에 열정과 시간 그리고 돈을 투자하였으며 그의 말, 스타일 등을 모방해댄 것은 분명 사실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공부에 바빴던 학창시절 동안 "연예인"이라는 존재가 멋져 보인 것은 거의 그가 유일했고 그의 음악은 분명 나름 시대를 앞서나갔다. 뭐 Limp bizkit이나 RATM같은 그룹의 표절시비가 나왔을 때에도 그의 음악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었다. (물론 요즘은 코드진행이 유사하다고해서 표절시비꺼리조차 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는 표절시비마저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ㅎㅅㅎ)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했을 때 눈물을 흘리거나 개인적으로 슬퍼할 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은퇴 후 분명 안타깝다거나 아쉬운 감정이 상당히 컸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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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서태지의 음악을 듣고 집나간 아이들이 다시 돌아왔다느니 하는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당시 그의 음악은 외국의 음악을 국내에 도입했건 안했건 당시 국내에 없었던 음악의 새로운 트렌드(流)를 형성했다는 것이고 그러한 트렌드를 "개인"이 형성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그의 능력을 반증하는 좋은 지표가 된다. 서태지 이후에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개인"이 형성한 사례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다.
 
댄스가수 열풍(H.O.T, 젝키 등등), 발라드 열풍(조성모 등 다수), 여성 발라드 열풍(이수영 등 다수), 최근의 아이돌 스타 열풍(수많은 아이돌들...)까지 어느 트렌드를 보더라도 당시 단독으로 대중문화 코드 자체를 아우르는 트렌드를 형성한 적은 없었다. 과거 우리나라를 주름잡았던 남진과 나훈하 조차 이는 불가능했다. 서태지와 유사하게 당대의 트렌드를 이끈 가수들은 이미자, 조용필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론 개인적으로 서태지보다 앞선 두 가수의 능력이 좀 더 대단해 보이기는 한다.)

약 5년전, 그러니까 2000년 정도만 하더라도 그의 모든 것은 이슈화 되었다. 그는 컴백과 잠적 등을 반복하며 대중에게 신비로운 존재로 남고자 하였다. 물론 은둔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상의 특징도 이러한 것에 한 몫 했으리라. 그의 신비주의 전략은 가수 뿐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미지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고 그는 "문화 대통령", "연예인들의 연예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골프에서 "박세리"의 영향력을 강조하기 위해 "박세리 키즈"라는 말이 있다면 서태지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아이들이 다시 연예인이 되어 "서태지 키즈"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서태지의 열렬한 팬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람들을 살펴보면, SES 유진, 이효리, 성유리, 이준기, 한지민, 하하, 몽, 이민우, GOD 데니, 손호영, H.O.T 전 멤버, 문근영, 개그맨 박준형, 최강의, 최정윤, 세븐, 영화감독 봉준호, 만화가 이빈, 심은진, 봉태규, 차태현, 소이, 이정현 등등등 수없이 많다. 이들 중 가수들은 자신이 이 길을 선택한 이유로 서태지를 꼽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그를 신화적인 존재, 자신들의 연예인으로 좋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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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그들처럼은 아니지만 이번 서태지의 8번째 소리가 다시 들려옴에 대해 환영하고 기대한다. 아직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빠른 시일내에 자의든 타의든 그의 소리를 다시 접할 수 있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번에 서태지라는 인물이 들려주는 소리가 과거처럼 혁신적이거나 트렌드를 형성할 수 없을지라도 나는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나의 10대라는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은 "서태지"였으니까.



요즘 그의 컴백을 앞두고 여전히 그를 열렬히 기다리는 많은 팬들과 이제 그는 더이상 한국 음악계의 전입지적인 인물이 아니며 이는 더이상 그의 음악이 국내 음악을 많이 앞서나가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일종의 "안티"팬들의 공론이 펼쳐지는 것이 자주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공론은 그리 의미 없다는 생각이다. 음악평론가가 좋은 음악이라고 해야 좋은 음악인 것인가?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다. 음악이라는 것은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예술적 도구 중 하나일 뿐 누구의 추천을 받거나 지시에 의해 따라가는 강제적인 트렌드가 된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그냥 한번 들어보자. 들어보고 좋은 사람은 칭찬해주고 싫은 사람은 열심히 까대도 된다. 다만 서태지라는 인물의 음악이 좋니 나쁘니 시대를 앞서가니 뒤쳐지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에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그의 음악이 더이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신의 현재 인생의 배경음악을 다른 음악으로 바꾸면 되고 그의 음악이 여전히 마음에 쏙 든다면 현재의 인생 미니홈피에 그의 음악을 또 배경으로 깔면 된다. 다른사람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댓글이나 방명록에 욕을 쓴다는 것은 웃기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이번 그의 컴백을 기다려왔던 한사람으로, 그의 8번째 소리를 그의 첫번째 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20대가 된 나의 현재 인생의 배경음악 중 하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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